어제 제주시청의 행정대집행은 과연 적법한 조치일까?
어제 제주시청의 행정대집행은 과연 적법한 조치일까?
  • 숨비소리
  • 승인 2019.01.08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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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book에서 옮겨옴(신용인 교수 : 제주대학교법학전문대학원) *본인 동의함
제주시청 쪽의 행정대집행으로 김경배씨가 20일째 제2공항 반대 단식농성을 하던 천막이 철거된 자리. 제주도청 정문 맞은편 인도
제주시청 쪽의 행정대집행으로 김경배씨가 20일째 제2공항 반대 단식농성을 하던 천막이 철거된 자리. 제주도청 정문 맞은편 인도

어제 제주시청의 제2공항 반대 천막 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은 과연 적법한 조치일까?

행정대집행은 공법상 의무의 불이행이 있어야 하고 그 불이행의 방치가 심히 공익을 해한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적법하다. 즉 공법상 의무의 불이행이 있는 것만으로는 대집행을 할 수 없다. 그 불이행 방치가 심히 공익을 해하는 경우에만 대집행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공법상 의무 불이행 방치가 심히 공익을 해하지 않는 경우에 대집행을 하면 위법하다. 불법 대집행이라는 말이다.

첫째, 공법상 의무의 불이행이 있었는지 여부를 보자.

제주시청은 천막 설치가 도로법 제75조의 금지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즉 천막 설치로 도로의 구조나 교통에 지장을 주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김경배씨와 녹색당은 천막을 철거할 공법상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불이행했으므로 부득이하게 대집행을 했다는 것이다. 반면 녹색당은 천막 설치는 녹색당이 제2공항 이슈를 홍보하기 위한 천막 설치이므로 정당법에 의한 통상적인 정당 활동이고, 천막은 집회시위물품이므로 정당 활동의 자유 및 집회의 자유를 위해서 허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단 천막 설치가 도로법상의 금지행위에는 해당된다고 보인다. 따라서 쟁점은 천막 설치가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되느냐에 있다. 만약 정당행위라면 천막을 철거하지 않은 것이 공법상 의무의 불이행이 아닌 적법한 행위이고 그렇지 않다면 공법상 의무의 불이행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둘째, 천막 설치를 방치하는 것이 심히 공익을 해하는 것인지 여부를 보자.

천막 설치를 방치하는 것이 심히 공익을 해하는 것이라고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 방치가 도로의 구조나 교통에 상당한 지장을 주어 심히 공익을 해하여야 한다. 이는 결국 천막 설치가 정당 활동과 집회의 목적 달성의 범위를 넘어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는 정도로 도로의 구조나 교통에 상당한 지장을 주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난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한다. 현장을 몇번 가서 본 내 판단으로는 천막의 설치가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는 정도로 도로의 구조나 교통에 심각한 지장을 주는 것까지는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정당 활동의 자유 및 집회의 자유라는 공익과도 비교형량을 해야 하는 문제이므로 과연 천막 설치가 심히 공익을 해하는 경우인지는 더더욱 의문이다.

한편, 녹색당은 천막을 집회시위용품으로 신청했음에도 공무원들이 집회 도중 천막을 철거한 행위는 집시법 제3조 집회 및 시위 방해금지를 위반한 범죄행위라고 주장한다. 이 점 역시 천막 설치가 집회의 목적 달성의 범위를 넘어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는 정도로 도로의 구조나 교통에 상당한 지장을 주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그렇다면 공무원들의 천막철거행위는 적법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공무원들은 집시법위반으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대집행의 숨은 목적이 무엇이냐도 검토되어야 한다. 즉 대집행이 순수하게 도로의 구조나 교통에 지장을 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제2공항 반대를 위한 정당 활동과 집회를 방해하기 위한 편법행위인지 여부도 따져 봐야한다. 만일 후자라면 대집행은 위법일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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