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섬 제주에 다섯번째 신공항이라니 말도 안된다!!
작은섬 제주에 다섯번째 신공항이라니 말도 안된다!!
  • 숨비소리
  • 승인 2019.01.0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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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상수

2014년 제주4·3평화재단의 의뢰를 받아 영국 국립문서보관소(NA)에서 해외4·3사료를 수집할 기회가 있었다. 영국은 대영박물관으로 유명하다. 다른 나라를 침략했을 때 챙겨 간 유물로 그득한 곳이다. 바로 거기에 딸린 영국도서관(BL)에서 1944년 미 전쟁부(육군부)와 해군부에서 처음 발행한 제주도 군용지도를 검색할 수 있었다. 장갑을 낀 사서가 챙겨 온 지도는 제주학살(1947. 3. 1-1954. 9. 21) 당시 미 육군과 한국 군대와 경찰이 사용했던 축적 25만분지 1 제주섬 지도 원본이었다. 일본군 지도와 토지 조사, 항공사진, 미군 비행기 정찰 조사자료 등을 근거로 제작된 것이었다. 바로 이 미군 지도를 살펴보면 당시 제주도에 이미 3개의 일본군 비행장이 표시되어 있었다.

일제 강점기 일제는 제주섬에 이미 4개의 비행장을 만들어 놓았다. 첫째, 알뜨르 비행장은 1920년부터 모슬포 지역 주민들을 강제 동원시켜 활주로와 비행기 격납고, 탄약고 등을 10년에 걸쳐 건설되었다. 원래 66 정보(ha)였는데 중일전쟁의 전초기지로 삼으면서 264정보 규모로 확장했다. 일본에서 일본기가 제주에 날아와서 기름을 공급받고, 중국 상하이, 베이징, 난징까지 공습을 가하였다. 1937년 중일전쟁 당시 일본군은 난징을 공격, 점령하면서 난징 인근 주변과 시내로 도망친 중국 국민당군 잔당을 수색한다는 명분으로 6주 동안 포로들과 민간인들을 수십만 명을 죽이는 난징대학살을 일으켰다.

둘째, 정뜨르 비행장은 1942년부터 건설되기 시작하여 1944년 5월 준공되었다. 이 정뜨르 비행장은 바로 현재 제주국제공항이다. 제주학살 당시 많은 이들이 끌려와 죽임을 당하고 정뜨르 비행장 안팎에 매장되었다. 여기까지 제주섬의 비행장 존재는 많이 알려져 있고, 그 흔적들이 존재해 있다.

셋째, 또 하나의 비행장이 존재했다. 현재의 조천읍 신촌리 지역에 ‘육군 동비행장’이라고 불렀던 진뜨르 비행장은 1943년부터 건설되기 시작했다. 제주 말로 ‘뜨르’라고 불렀던 지역은 넓은 평야 지대를 뜻한다. 당시 일제는 제주섬 주민들을 강제 동원해 인근의 원당봉 등지에서 흙과 돌 등을 날라다 활주로 공사 등을 진행했다. 그러나 한창 비행장 공사가 진행중이던 1945년 4월, 제주도 주둔 일본군 제58군의 상위 부대인 제17방면군은 비행장 공사 중지 지시를 내렸고 1945년 6월경 공사는 중단되었다. 여기까지는 미군 지도에 나와 있는 그대로 이다.

넷째, 일제는 비밀 비행장인 교래리 비행장을 건설하려고 했던 것이다. 당시 제주섬은 군사적 의미에서 전략적 요충지였다. 그래서 일본군뿐만 아니라 이미 미군 정보부대(OSS)에서도 제주섬을 주목했던 것이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놓고 볼 때 작은 섬 제주의 또 다른 지역에 다섯 번 째 신공항 건설을 거론하고, 국가 예산을 쏟아 붓고 막무가내 건설 강행을 주장하고 추진하는 일은 도무지 말도 성립되지 않는 황당무계한 짓이 아닐 수 없다. 하루라도 빨리 국토교통부는 국민혈세를 낭비하며 강행하는 제주 신공항 건설계획 자체를 전면 백지화하기 바란다. 그리고 제주도지사는 제주 신공항과 에어시티 건설 계획의 무모함을 인정하고 즉각 포기선언을 함으로써 제주도민들을 더 이상 분란과 갈등의 늪으로 떠 밀지 않기를 촉구한다. 그게 세계 평화의 섬으로 거듭나는 새로운 길이다.

한국사회과학협의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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