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당정 합의, 검토위원회 재개? 기본계획은?
제2공항 당정 합의, 검토위원회 재개? 기본계획은?
  • 숨비소리
  • 승인 2019.03.0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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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들 내용이 당정협의회의 목적대로 제2공항 추진과 관련한 절차적 투명성과 정당성 확보를 둘러싼 갈등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지난 2월28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는 제주 제2공항 현안문제 해결을 위한 당정협의회를 비공개로 개최하였다. 이 자리에는 당정책위 조정식 의장, 한정애 수석부의장, 제주 출신 강창일 의원, 오영훈 의원, 위성곤 의원, 그리고 국토부에서는 김현미장관, 김경욱 기획조정실장, 권용복 항공정책실장, 김용석 공항항행정책관이 참석했다.

여기에서 합의된 내용은 바로 언론에 공개되었는데, 과연 이들 내용이 당정협의회의 목적대로 제2공항 추진과 관련한 절차적 투명성과 정당성 확보를 둘러싼 갈등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우선 주당사자라 할 수 있는 반대대책위 내부에서 선뜻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개된 당정 협의 결과를 간략히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1. 제2공항 추진과 관련한 절차적 투명성과 정당성 확보를 둘러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하여 당정은 우선적으로 최대한 노력한다.

2. 국토부는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계획대로 진행하면서, 검토위원회 활동을 2개월 추가 운영한다. 필요한 자료를 충분히 제공하여 제기된 쟁점을 해소, 논의된 사항을 기본계획 내용에 반영한다.

3. 기본계획 수립과정에 반대측과 주민여론을 반영하기 위해 자문위원을 참여시킨다,

4. 향후 토론회에 국토부가 적극 참여, 협력한다.

5. 제주특별자치도를 통해 수렴한 도민여론을 정책결정에 충실히 반영한다.

2015년 11월 제2공항 건설계획 발표 이후 오랫동안 지속된 제주지역사회의 논란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명분으로 처음 만들어진 당정 협의 자리에서 합의한 내용치곤 너무 허술하다. 치명적인 문제점은, 이 합의가 전반적으로 작년 12월28일 착수, 이후 도민들의 격렬한 반발을 불러일으킨 기본계획을 그대로 진행시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소한 기본계획을 일시적으로라도 중단한다거나, 중대한 잘못이 확인될 경우 기본계획을 중단한다는 단서조항도 보이지 않는다. 이는 지난 1월 세종시에서 열린 기본계획 용역 착수보고회 때 국토부 관계자가 반대대책위와의 논쟁 중에 공개토론회를 제안하면서 그 과정에서 큰 잘못이 확인되면 기본계획을 중단하겠다고 공언했던 것보다도 후퇴한 것이다.

1번 항목부터 살펴보자. 너무도 당연한 것이고 중요한 것이다. 이하 항목들은 바로 그 1번을 위한 것들이다. 그런데 과연 그렇게들 했을 때 ‘절차적 투명성과 정당성 확보를 둘러싼 갈등’이 해소될 수 있을까? 자세히 따져보면, 오히려 이들 항목들이 ‘절차적 투명성과 정당성 확보를 둘러싼 또 다른 갈등을 더 할 소지를 안고 있다. 사태를 더 꼬이게 만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앞선다.

2번 항목은 기본계획 수립을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것이다. 기본계획은 공항 건설 추진사업의 본격적 출발점이다. 공항부지 안에 무엇을 시설하며 공항을 어떻게 운영하는지 등등에 관한 계획이다. 그런데 지금 현재 진행중인 논란의 중심은 입지선정을 둘러싼 것이다. 초기의 ‘입지타당성’에 대한 문제제기를 넘어서, 지금은 ‘애초 입지가 뒤집힐 수도 있다’는 의혹과 함께 그 구체적인 근거까지 제기된 상태이다. 기본계획은, 최소한 입지선정 타당성 검토가 완결된 후라야 논리적으로든 실제적으로든 맞다. 그렇지만 국토부도 반대측도, 그리고 일반도민들도 입지선정 타당성에 대한 검토가 아직 미완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기본계획을 일단 중단하는 게 타당하다.

여러 기회에 반복되는 이야기지만, 다시 한 번 따져보자. 입지선정 타당성에 대한 의혹과 논란은 ‘성산입지’ 발표 직후부터 터져나왔다. 논란이 지속되자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용역이 착수되었다. 그 용역에 대한 불신이 제기되자 국토부와 반대측이 합의하여 ‘재조사 검토위원회’를 구성했다. 국토부는 최종 입지선정과 관련하여 전문가에 의한 재조사 용역 결과, 그 전문가 용역을 검토한 검토위원회의 권고안, 그리고 검토위 협의후 필요시 공론조사한 결과 등 3자를 공히 존중하기로 공식적으로 약속하였다. 그 3자의 연결고리의 핵심은 검토위원회다. 그 검토위원회가 활동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내지 못하고 종결되었다. 그렇다면 당연히 전문가 용역 결과도 미완인 것이다. 공론조사는 입도 떼지 못했다.

그런 상태에서 국토부는 기본계획 용역을 강행하고 있다. 국토부가 밝힌 바에 의하면, 기본계획의 전제는 검토위원회는 정상적으로 종료되었으며, 재조사 용역은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다. 검토위원회는 정상적으로 종료되었는가? 정부에서는 그렇다고 했다. 사실인가? 그렇다면 물어보자. 활동보고서는 있는가? 권고안은 재조사 용역팀에 제출되었는가? 정부측에서는 어느 것도 그렇다고 답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가 기본계획 용역에 착수하기 위한 기본 전제가 무너진다. 검토위원회는 정부측 추천위원인 위원장이 토로했듯이 정부측의 의도에 따라 활동중에 중단되었으며, 또한 ‘재조사 용역 큰 문제가 없음’이 최종 확인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정부는 스스로 내세운 기준에 입각하여 입지선정 타당성을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 그런 상황에서 “엉뚱한 곳에서 삽질하고 있다!”는 비명소리가 잇따르면, 일단 삽질을 멈추고 귀를 기울여야 한다. 신중하게 사방을 살펴봐야 한다. 그것이 상식이다. 전문가의 ‘고견’을 들어야 그래야 하는지를 알 수 있는 건 아니다.

검토위원회 활동을 2개월 추가 운영하며, 논의된 사항을 기본계획 내용에 반영한다? 당정간에 이 항목이 어떻게 합의될 수 있었는지 상식적으로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검토위원회의 대상과 기본계획의 대상은 엄연히 다르다. 검토위원회는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를 대상으로 한다. 즉, 순서상 기본계획 용역에 앞서 그 전제 요건인 입지선정 타당성, 그것도 그것을 재조사하는 용역에 대해서 검토한다는 말이다. 기본계획은 그 검토가 완결되고 난 후, 즉 타당한 입지선정 작업이 끝나고 난 후의 후속작업이다. 입지는 공항 부지다. 그 입지가 타당한지 안 한지 그걸 따지는 과정에서 검토위원회가 개입한 것이다. 그 과정이 마무리되어 타당성 논란이 종식되고 난 후에 그 장소를 대상으로 기본계획을 추진하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어떻게 검토위원회 논의 사항을, 그것이 완료된 후에 추진되는 기본계획에 반영한다는 말인가? 만약 검토위원회의 주도면밀한 검토 결과 입지가 뒤집힌다면 그 기본계획은 무엇에 쓸 것인가? 다시 한번 주지하거니와, 기본계획은 입지 발표 당시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온 입지타당성에 대한 논란이 정리된 다음이라야 한다. 그게 논리적이고 실제적이다. 그렇지 않은가?

기본계획 수립과정에 여론을 반영하기 위해 자문위원을 참여시킨다? 민주당 의원들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게 ‘절차적 투명성과 정당성 확보를 둘러싼 갈등’이라는 걸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 갈등의 핵심이 ‘입지선정에 따른 의혹과 불신’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그런 사실을 잊고 있는가, 무시하고 있는가? ‘입지선정에 따른 의혹과 불신’이 여전한데, 아니, 오히려 더 커지고 있는데 기본계획 관련 자문위원이라니? 이건 시기상조가 아니라, 어불성설이다. ‘절차적 투명성과 정당성 확보를 위한 도민회의’라면 모를까.

향후 토론회에 국토부가 적극 참여, 협력한다는 것은 당연한 의무이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지난 2월 14일 성산에서 열려고 했던 것처럼 일방적인 주민설명회는 그날 보았듯이 오히려 갈등을 심화시킨다. 그것이 설사 ‘절차적 투명성과 정당성 확보’를 위한 정부측의 노력을 입증하기 위한 통계수치에는 포함될지언정 실제로는 역효과만 야기할 뿐이다. 2월 26일 도의회에서 열린 정책토론회 또한 외양으로 보이는 것과는 달리 착시효과만 일으킬 뿐이다. 물론 그 동안 국토부와 반대측이 공개적으로 동참하는 자리가 없었기 때문에, 무언가를 이룬 것 같은 심리적 위안은 주었을지 모르지만 냉정하게 말해서 실제로는 이루어진 게 거의 없다. 돌이켜보라. 그날 정책토론회에서 그간 숱하게 제기되었던 의혹과 불신들 중 해명된 게 무엇인가? 국토부측에서는 전달자 담당 수준의 과장이 참석했을 뿐이고, 특히 용역연구진을 대표한 발표자는 고작 기존자료를 읊는 수준이어서 참석자들한테 욕을 바가지로 들어야 했다.

이왕 토론회를 할 것이라면, 정부측이 하고 싶은 말, 용역연구진이 해야 할 말, 반대측이 하고자 하는 말, 일반도민들이 하고 싶은 말 등등을 터놓고 할 수 있는 공개토론회를 가져야 한다. “왜 제2공항이 필요가?”, “왜 여기인가?”에 관한 최소한 객관적인 사실적 정보공유를 위한 열린 광장이어야 한다. “죽을 때 죽더라도 알 건 알아야 한다.” 물론 국토부는 정보공유를 도모하기 전에, 공유해야 할 ‘객관적인 사실적 정보’를 충실하게 확보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의혹과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즉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반대측과 합의하여 ‘검토위원회’를 구성한 게 아닌가?

제주도지사를 통해 수렴한 도민여론을 정책결정에 충실히 반영한다? 얼핏 합리적인 것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2015년 11월 이후 지난 3년여 동안 원희룡 지사를 필두로 하는 제주도정이 보여준 태도를 감안한다면, 국회의원들은 선뜻 동의하지 말았어야 한다. 그들은 전혀 도민여론을 몰랐다는 말인가? 제2공항 문제와 관련하여 원지사가 그 동안 걸핏하면 입에 달고 다닌 말이 있다. “국책사업이므로 나는 몰랐다.”, “국토부의 말을 듣고 나서 제주도의 입장을 발표하겠다.” 그러면서 국토부의 입장을 전적으로 대변하고 추종하는 자세를 보여왔다. 오죽하면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국토부의 대리인인가, 대변인인가? 제주도는 특별자치도가 아니라 국토부출장소냐?는 비난을 들어왔겠는가? 더욱 나쁜 것은, 본의든 아니든 제2공항에 관련한 그의 잇따른 ‘거짓말’ 때문에 찬반을 떠나서 원희룡 도정은 진작부터 도민사회에서 신뢰를 잃어버렸다는 사실이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여론수렴을 위한 다른 통로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당정협의는 사태를 개선하려는 의도 혹은 취지와는 달리 혼란상태로 몰아넣은 것으로 보인다. 각각의 사항으로 보면 그럴싸하지만 그 개별적인 사안들을 하나로 모으면 두서도 없고 서로 충돌하기도 한다. 지금 논란의 핵심은 '절차적 정당성'이다. 당정협의회의 본래 목적도 거기에 맞춰져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합의 내용은 엉뚱한 데로 향하고 있다. 민주당 3인 국히의원들은 뭔가 큰거 하나를 이뤄냈다고 자기도취하고 있을지모르지만, 제2공항 반대측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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