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공항, 관제탑 신축비 전액삭감 당했다는데
제주국제공항, 관제탑 신축비 전액삭감 당했다는데
  • 숨비소리
  • 승인 2019.01.31 19: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공항 위험한 관제탑이 일부러(?) 방치되고 있는 건가?

  일각에서는 제2공항을 신설해야 하는 이유로, 제주국제공항이 터미널이 너무 붐비고, 하늘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사실 제주국제공항이 단일 활주로를 이용하는 전세계 공항 중에서 여객 수송실적이 두 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수기에는 시간당 35회 슬롯을 채워 140초마다 뜨고 내리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영국에는 50회 슬롯으로 제주공항보다 더 붐비는 공항도 있다. 제주국제공항의 진짜 결정적인 위험요인은 따로 있다. 바로 관제탑이다. 시설과 장비, 그리고 인력이 최악인 상태에서 방치되고 있다.

  한국일보(2018.10.10) 정재호 기자는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5월 제주공항 관제탑 신축 예산(212억원)과 관제 장비 교체 예산(338억원)을 각각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시급성이 떨어진다”며 관련 예산 편성을 거부하고 있다. 박홍근 의원은 “제주공항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내국인만 992만명 넘게 이용한 국내 최대 공항 중 하나”라며 “이미 대형 사고의 전조가 일어난 만큼 하루 빨리 관제탑을 신축하고 문제 장비를 교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형사고가 발생하고 나서야 기획재정부의 기준에 따른 '시급성'이 인정될지 모르겠지만, 박홍근 의원이 지적한 대로 대형 사고의 전조는 이미 여러 차례 발생했다.  

20139월 제주공항 관제탑은 기둥에 시야가 가려져 메인 활주로를 통해 이륙하려는 비행기를 발견하지 못한 상황에서 다른 비행기의 착륙 허가를 내린 바 있다. 다행히 착륙을 시도하던 비행기가 이 사실을 발견하고 긴급히 회피 비행을 해 충돌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한국일보, 2018.10.10) 

  2015년 12월 12일에는 더 큰 사고가 벌어졌다. 

제주지방항공청에 따르면 12일 오후 650분부터 제주공항 관제탑과 접근관제소의 모든 통신장비가 일시에 교신 이상이 발생했다. 비상 통신장비를 포함해 관제탑 4, 접근관제소 6대 등 10대의 통신장비가 모두 먹통이 됐다. 관제탑은 공항 반경 5마일(8) 내 항공기의 이·착륙을 관제하는 곳이다. 접근관제소는 제주 공역 내를 이동하는 항공기를 레이더로 포착, 관제하는 곳으로 각각 역할이 다르다. 일시에 두 곳의 장비 모두 송수신 감도가 떨어지는 불량 상태에 빠져 항공기와 교신이 어려워졌다. 오후 740분 관제탑에서는 주파수를 전혀 잡을 수 없는 주파수 송·수신 불능 상태에까지 빠졌다. 접근관제소는 주 통신기의 통신이 어려웠을 때 사용하는 비상 관제 통신장비마저 작동하지 않았다. 따라서 제주공항 출·도착 항공기 77편이 무더기 지연운항했다. 관제 통신 장비가 정상화된 이후에도 마지막 편이 대구공항으로 출발한 오후 1120여 분까지 지연운항 사태가 이어졌다(연합뉴스 2015. 12. 13)

  2016년 1월 21일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제주국제공항 항공기 관제장비가 40일만에 또 다시 고장이 생기면서 제주를 오가는 항공편이 잇따라 지연되면서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22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21일 오전 9시40분께 제주공항 레이더에 항공기 정보를 표시해주는 FDP(Flight Date Pressing, 비행자료처리장치)가 고장났다. 장비 고장을 파악한 관제센터는 곧바로 예비장비로 전환이 이뤄졌지만, 이 과정에서 약 30분간 출발 15편 및 도착 1편 등 16편이 지연됐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장비가 고장나자 곧바로 예비장비로 전환했고, 비상관제로 항적 데이터를 수동으로 입력했다"면서 "이후 주 장비가 다시 가동돼 정상적으로 관제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제주환경일보 2016.1.22).

  2017년9월29일에는 대형참사가 벌어질 뻔했다.   

당시 제주공항 관제탑은 동서 활주로에 진입해 대기하던 민간 항공기에 이륙 허가를 내렸고 해당 비행기는 빠른 속도로 메인 활주로를 이동했다. 그러나 같은 시각 남북 활주로에는 해군 대잠초계기가 장비 점검을 받기 위해 메인 활주로와의 교차지점으로 이동 중이었다. 관제탑 기둥이 가린 사각지대에 해군 초계기가 들어간 것을 관제사가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이번에도 두 비행기가 충돌하기 직전 민간 항공기 기장이 급제동을 하면서 대형 참사는 피했다.

2013년9월과 2017년9월 두 사고를 한국일보를 비롯한 여러 언론들은 관제탑의 구조 때문에 시야가 가려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위험을 안고 있는 것은 관제탑 시설만이 아니다. 관제장비 또한 매우 심각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제주공항 관제 장비의 노후화도 심각한 수준이다. 2003년 설치된 제주공항의 지상감시 레이더(ASDE)는 내구연한(201711)을 초과해 상시적인 오류가 발생하고 있었으며, 2007년에 장착된 레이더자료 자동처리시스템(ARTS)도 이미 예비장비가 단종돼 부품 수급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음성통신 제어장치와 주파수 통신장비의 노후화는 현장 혼선을 불러오기도 했다. 관제시설 사이의 통신 통제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음성통신 제어장치(VCCS내구연한 20176)는 노후화로 인해 201512월 관제 통신이 중단되는 사태를 초래했으며, 관제사와 항공기 기장 사이의 교신 역할을 하는 주파수 통신장비 VHFUHF 수신기(내구연한 20196)는 최근까지도 혼선과 잡음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한국일보, 2018.10.10.)

  관제 전문인력 상황 또한 매우 열악한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럼에도 불구하고 기획재정부에서는 '시급성'이 없다고 항공정책 주무부서인 국토부의 예산요구를 거부했다. 2019년도 예산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기재부는 어떤 '시급성'의 증거를 기대하는 것인가? 4선 강창일 의원을 비롯한 제주도 지역구 출신 여당의원들도 '시급성'의 또 다른 증거를 기다리고 있는 건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