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동불법개발이익 환수투쟁 보고서(2)
탑동불법개발이익 환수투쟁 보고서(2)
  • 숨비소리
  • 승인 2019.01.30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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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매립면허의 불법성 시비

1988년 6월 21일 제주대학교탑동불법매립공동대책위원회는 전건설부장관 이규효, 전제주지사 장병구, 전제주시장 김창진, 제주해양개발대표 백형수 둥 4인을 탑동매립과 관련, 매립면허를 불법으로 인가했다는 혐의를 들어 제주지검에 고발한다. 그들이 제시하는 불법의 근거는 대략 다음과 같다.

첫째, 도시기본계획에 들어있지 않은 탑통매립지구를 건설부가 제주도에 압력을 가해서 도시기본계획을 변경시키기 위한 공청회를 개최하게 했으며, 그 결과를 허위로 조작해서 그것을 근거로, 매립면허를 내주었다는 것이다.

둘째, 탑동공유수면에 대한 권리권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불법적으로 매립면허를 발부하고 취득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셋째는, 이규효 건설부장관은 제주도지사와 제주시장의 의견을 무시하고 서둘러 면허를 발부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고발에 대해 제주지검 검사 이등원은 같은 해 11. 17자로 불기소 처리한다. 고발된지 5개월 만에 이등원이 검찰수사 결과라 하여 밝힌 ‘공소불제기이유(公訴不提起理由)(88. 11. 24)’의 요점은 ①제주시 도시기본계획 속에 탑동매립지가 포함된 것은 법적인 하자가 없는 당연한 것이며, ②주민공청회에서 다수 주민들이 찬성했고, ③공유수면권리권자인 잠수회의 동의서를 받고 횟집주인들과 합의를 하는 둥 면허의 조건을 완전히 충족시켰올 뿐 아니라, 면허과정에서 건설부가 제주도와 제주시의 의견올 충분히 반영했으므로 1986. 12. 24의 탑동매립면허 인가는 부당한 처분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주장들은 쌍방간에 전혀 상반되는 것들로서, 이후 우리가 살펴보게 될 것은 공유수면 매립면허의 조건은 무엇이며, 탑동의 경우 그것은 과연 적법하게 충족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공유수면 매립법 제5조에 의하면 공유수면 매립면허는, ①공유수면에 관하여 권리를 가진 자가 매립에 동의하였을 경우 ②매립으로 인하여 생기는 이익이 손실을 현저히 초과하는 경우 ③매립이 법령에 의하여 토지를 수용 또는 사용할 수 있는 사업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등 각호에 해당되는 경우 면허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제6조에서는 권리를 가진 자를 정의하기를, ①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공유수면의 점용허가를 받은 자 ②어업권자 또는 수산업법 제40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입어자 ③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공유수면으로부터의 인수(引水) 또는 공유수면에 배수(排水)의 허가를 받은 자 ④관습에 의하여 공유수면 매립으로부터 인수하거나 공유수면에 배수하는 자를 말한다.

탑동 공유수면 매립을 면허받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은 요컨대, 제주시 도시기본계획속에 아직 포함되지 않았던 탑동지구를 포함시키는 데 따른 도시계획법상의 절차인 공청회를 개최하여 관계전문가와 주민들의 의견올 수렴하고, 게다가 공유수면의 법적인 권리권자인 해녀와 인수배수권자인 횟집주인들의 통의를 받는 일이었다.

도시기본계획 변경을 위한 공청회

도시계획법상 도시계획을 변경시키고자 할때는 공청회를 열어 관계전문가와 주민들의 여론을 수렴하도록 정해져 있다. 그렇다면 이미 1985. 1. 10 확정된 도시 기본계획을 1986. 7 들어 변경시키는 데 있어서 그 절차는 적법하게 이루어졌는가? 도시계획법 제10조 2 제4항 건설부령 도시기본계획 변경통제규정 제2종에 의하면 상당수의 제출자들이 바로 그 경우에 속하여 원천적으로 법적인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었다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매립찬성 의견들 중 상당부분이 매립면허 신청자측의 여론조작의 혐의가 농후하다는 것이다.

한편, 1986. 7. 31. 10 : 00-12 : 10에 제주시청 회의실에서 열렸던 공청회에는 도시계획분야 전문가 5인(고영기 제주신문논설위원, 강용식 제주전문대교수, 서경림 • 양창보 제주대교수, 정무용 도화종합기술공사부사장) 및 관련기관과 주민대표, 일반시민 120명 등 125인이 참석한 가운데, 각계 주민대표 6인과 전문가 4인이 의견을 발표했다고 한다. 그런데 실제 공청회는 공청회의견서와는 정반대로 탑동매립을 찬성하기는커녕 대부분 참석자들의 거센 반대로 거의 무산되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증언이었다. ’89 내무위 국정감사 회의록에 의하면 이렇다.

<. 의원-86년 7월 31일 탑동매립사건과 관련하여 이른바 공청회의 내용이나 경위에 대해서 알고 있습니까?

• 서경림 제주대 법대교수-저는 내용 그 자체는 공청회가 이루어지기 전까지의 과정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다만 그 전날 공청회에 꼭 참석해달라고 市에서 요청해서 참석했습니다. 일단 참석을 하고 나서 보니까 …(중략) … 잠수회를 비롯해서 몇몇의 플래카드가 널려져 있었고 공청회의 분위기가 굉장히 긴장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의원-그 공청회에서 표결을 한 일이 있습니까?

• 교수-표결을 한 일이 없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공청회에서는 표결을 부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의원-그 공청회에 참석한 사람 중 제주시장은 상부에 보고를 내기를 찬성한 사람이 164, 반대가 6, 조건제시가 4라는 이런 문서를 올렸습니다. 사실입니까, 사실이 아닙니까?

• 교수-제가 지금 기억하기로는 그 당시에 다섯 분 내지 여섯 분의 연사가 나와서 탑동매립문제에 관해서 이 잠수회를 비롯해서 횟집 기타 여러분들이 와서 자기 소견을 발표했습니다. 물론 개중에는 찬성하는 분도 있었습니다만 태반이 거의 반대를 했고 ... (중략)… 그 당시 분위기는 오히려 탑동매립을 찬성하기 위한 공청회라기보다는 반대하기 위한 공청회처럼 느껴졌습니다.

• 의원-그러면 당시 제주시장이 이렇게 두텁게 꾸며서 보낸 찬성 164명, 반대는 달랑 6명, 조건제시 4명이라는 숫자는 허위입니까?

• 교수-그 당시에는 전혀 그와 같은 상황이 없었습니다.

(’89 국정감사 내무위 보고서)에서〉

공청회의견서는, 의견진술의 법적인 권리가 없는 상당수의 사람들을 포함한 174명 중 164명이 찬성하고 16명이 반대했으며, 4명이 조건을 제시했다는 것은 제주시 당국의 자료에 나타나있다. 그런데 7.31의 실제 공청회에서는 참석자들 거의 전부가 탑동매립을 매우 강력하게 반대했다는 것이 위 증언에서 그대로 밝혀지고 있다. 또한 탑동지역 제1종공동어장 입어권자인 삼도동 잠수회장 강달인 외 33명을 포합한 351명이 공청회가 끝난지 3주일 후인 8. 21에 청와대 등에 탑동공유수면 매립을 반대하는 진정서를 낸 사실도 이를 입증한다. 이 진정서에서 해녀들은 대략 다음과 같은 요지의 주장을 하고 있다.

1. 해양환경영향평가와 생태계의 변화를 수년간 조사한 후 어장조성에 관한 사항을 도시기본계획에 반영할 것. 2. 어업권 사전동의 및 피해보상대책을 관계당국이 해녀들과 충분히 협의할 것. 3. 당장 시민 휴식공간이 필요하다면 어장피해가 없도록 하고, 매립기본계획을 축소하며 또한 하수종말처리장 시설이 필요하므로 민원소지를 없앨 것.

말하자면, 탑동공유수면 매립에 따른 주민여론은 매립지구인 제1종공동어장인 탑동공유수면에 법적인 어업권을 가진 어촌계와 같은 반대의견과, 권리권자들이 아닌, 매립면허 신청자측의 공작의 혐의가 농후한 측의 찬성의견으로, 명백하게 상반되는 두 갈래로 나타났던 것이다. 따라서 어느 일방의 의견만을 근거로 하여 공청회 결과를 매립동의로 결론지은 제주시나 건설부의 처리태도는 권력남용의 지적을 받아 마땅한 것이며, 매립신청업자와의 결탁의 의심을 아니 살래야 아니 살 수가 없다. 여기에서 반드시 지적해둠으로써 장차 기회가 있을 때 그 사실 여부가 확인되어야 할 것은 제주시가 건설부에 공청회결과를 보고할 때 찬성이 압도적인 의견서를 공청회 결과라 하여 보고했는가, 아니면 두 가지 사실을 모두 보고했는데 건설부에서 매립찬성쪽 자료만을 근거로 삼아 매립면허를 내주었는가 하는 점이다. 그 점에 관해서는, 이군보전지사는 ’89. 10의 내무위 국정감사 증언에서 공청회 결과를 허위로 조작한 사실이 없음을 주장하면서, 찬성 164, 반대 6, 조건제시 4라고 건설부에 보고한 것은 공청회결과가 아니라 의견서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그것은 매립반대 여론은 제외하고 찬성여론만올 공청회결과라고 보고했던 것으로 결과적으로 직무를 해태, 또는 유기하거나 권력을 남용함으로써 공청회 결과를 조작한 것이 된다. 매립을 반대하는 여론은 없고 찬성하는 여론만 있다는 보고를 근거로 매립이 면허되었다면, 그것이 조작된 여론에 의한 것으로 면허 근거에 문제가 있다는 불법성의 여지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훗날, 여론 조작에 의한 매립면허의 불법성은 훗날, 여론 조작에 의한 매립면허의 불법성 고발에 대한 검찰의 수사에서 얼마든지 입증될 수 있었다.

공청회의견서가 되었든 공청회에서의 진술이 되었든 공청회라는 절차는 사업의 타당성과 효율성을 보장하기 위한 법적인 절차라고 할 때, 그것의 올바른 의미는 거기에서 얻어지는 전문가와 주민들의 의견을 합리척인 수준에서 적극적으로 수렴하여 사업의 입안과 실시 과정에 적극 반영하는 데서 찾을 수 있다. 따라서 그것은 바로 행정당국의 행정행위로써 구체적으로 관리 통제되고 있어야 한다. 말하자면, 주민들의 찬성이나 반성은 다만 단순한 표결행위였던 것이 아니라, 탑동매립으로부터 무엇이 성취될 수 있어야 한다는 적극적인 의사의 표현이었다. 그렇다면 그후의 탑동매립에 관한 제반사항은 업자에 의해서이든 행정당국에 의해서이든 그와 같은 공청회의 의견을 합리적으로 보장하는 방향과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후 사태의 전개과정은 전혀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지를 않았다. 그들의 의견은 다만 174명의 의견제출자 중 찬성 164명, 반대 4명, 조건제시 6명이라는 식으로 해체되어, 다만 탑동매립을 찬성하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근거로서만 이용당하고 말았다. 즉, 제주시는 도시기본계획 변경을 공청회의 결과라 하여 이 내용을 건설부에 보고함으로써 매립면허의 중요한 근거의 하나로 이용되게 했을 뿐 공청회에서의 주민들이나 전문가의 의견을, 그것이 찬성이었든 반대였든, 실제 탑동매립개발의 과정에서는 거의 반영하지 않았다. 매립에 따른 의견들 중 많은 것들은 면허인가를 심의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조사되고 조정되어 면허조건에 구체적으로 명시되고 그것이 또한 엄격하게 관련되어야 했다. 그리고 장차 제주시 당국에 의해 매립후의 공간이용에 관한 도시설계와 도시개발정책에 적극 반영되어야만 공청회 의견서에서 강력히 탑동매립을 찬성했던 명분이 최소한 살아남을 수 있다.

이상 도시기본계획변경을 위한 공청회와 관련한 주요한 쟁점을 지적해보면 첫 번째는, 도시기본계획변경을 위한 공청회의 의견이 매립찬성과 매립반대로 극단적으로 갈렸는데도 불구하고 제주시가 건설부에 왜 매립찬성만을 공청회 의견으로 보고했는가 하는 문제이다. 아니면, 건설부는 왜 찬성의견만을 면허근거로 삼았는가 하는 문제이다. 그것은 결과적으로는 분명한 공청회 결과조작이라는 비난과 그에 따른 책임추궁을 면할 수 없다.

두 번째는, 왜 공청회의 결과가 조작되었다는 고발을 불기소처리하면서 이동원 검사는 수사결과 공청회와 관련, 다수의 주민들이 찬성했다는 사실만을 도시기본계획 변경의 근거로 삼고, 그와같은 정도로, 아니 더욱 강력하게, 반대하는 주민들의 의견을 배제하여 건설부에 보고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제주시장이 공청회 결과를 조작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법적인 하자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는가? 수사에서 그와 같은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을 리가 없는데 왜 그는 어느 일방만을 비호한다는 비난을 감수하고자 했는가? 이것은 권력의 남용인가, 직무의 유기인가? 이 점은 바로 이어서 다루게 될, 주민동의서의 불법성에 대한 처리 태도와도 전혀 무관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매립면허의 조건, 주민동의서

공유수면매립법상 매립면허를 받기 위해서는 해당 공유수면 어업권자들과 공유수면 인수 • 배수권자들의 동의서가 필요하다. 건설부가 1986. 12. 24. 매립면허시 면허의 근거로 인정했던 것은 1984. 9. 10과 9. 15의 주민동의서였다. 그런데 그 동의서들이 과연 법적인 효력을 갖고있는가 하는 문제는 바로 매립면허의 불법성과 합법성을 가리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요소이다.

우선 1984. 9. 10의 동의서 서명자 177명 가운데 실제적으로 법적인 권리를 갖고 있었던 사람은 6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법적권리자가 아닌 인근주민들이었다. 수산업법 24조에 의하면 공유수면에 대해 당국으로부터 어업면허를 받은 어업권은 물권(物權)으로서 토지소유와 같은 규정을 따르므로, 타인이 함부로 침해할 수 없다. 따라서 어업권이 없는 인근주민들의 동의서는 공유수면매립에 관한 한 법적으로 아무런 효력을 가질 수 없다. 이 말은 곧 건설부에서 매립면허의 근거의 하나로 인정했던 84. 9. 10의 동의서는 원인무효로서 있으나마나한 것이라는 뜻이다.

한편 1984. 9. 15의 동의서는 다음과 같다.

여기에서 이 동의서는 1984. 9. 15.자로, 산지어촌계장 이신구, 건입동잠수회장 고성희, 삼도동잠수회장 강달인 등이 날인하고 있는데,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이유 때문에 1986. 12. 24 당시 건설부가 매립면허의 근거로 삼기에는 법적으로 하자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즉, 첫째, 날인한 사람들이 법적인 동의권을 다른 어촌계원들을 대신해서 행사할 수 없다고 하는 점이다. 산지어촌계는 법인이 아니므로 어촌계장이 임의로 매립에 동의한다고 할지라도 동의로서 효력을인정할 수 없다. 수산업법 제35, 36조에 의하면, 어업권의 공유자는 타공유자의 동의없이 그 지분을 처분하거나 담보에 제공할 수 없으며, 어업권을 둥록한 권리자의 동의없이 분할, 변경,또는 포기할 수 없다. 정당하게 효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동의서는 따라서 산지어촌계 총회, 또는 총대회의를 개최하여 매립에 대한 어촌계원들의 의견을 묻고 동의해야 비로소 동의서로서 효력이 인정된다. 민법 제264, 275, 276, 277조에 의하면, 공유자는 다른 공유자의 동의 없이 공유물을 처분하거나 변경하지 못하며, 법인이 아닌 사단의 사원이 집합체로서 물건을 소유할 때는 총유(總有)로 한다.

84. 9. 15의 동의서가 실재한다고 하더라도 실은 어촌계원들이 날인하지도 않았으며, 총대회의를 거치지도 않았기 때문에 어촌계장이나 잠수회장들의 날인은 법적인 효력이 없다. 물론 어촌계원들이 직접 날인했는지, 또는 어촌계 총회나 총대회의를 했는지 여부는 얼마든지 확인될수 있는 사항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뒤에 가서 다루기로 한다.

둘째, 잠수회장 본인이 직접 날인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날인되어 있다. 강달인 전잠수회장은 국정감사시 증언에서 직접 날인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다음과 같이 밝힌 바 있다. 즉,

<. 의원-강달인참고인께서는 84년 9월 15일 탑동매립 공사계획에 대해서 제주해양개발에 동의서를 써준 적이 있습니까? 도장을 찍어준 적이 있습니까?

• 증인-없습니다.

• 의원-그런데 동의서에 강달인 참고인의 도장이 찍혀 있던데요?

• 증인-그것이 어촌혜장이 찍었다고 그럽디다.

• 의원-도장을 누가 가지고 있었습니까?

• 증인-저회 회원들 도장을 전부 어촌계에다 보관을 합니다. 보관해두니까 그 도장으로 찍었다고 그럽디다.

• 의원-그러면 강달인 참고인은 말로라도 어촌계장한테 동의서에 내 이름을 찍어줘도 좋다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까?

• 증인-그런 적은 전혀 없습니다· ... (중략)… 언젠가 84년도에 백형수씨가 한 번 새벽에 찾아와서 ‘이 앞바다를 매립하려는 데 동의 좀 해주십시오.’ 그러길래 ‘여기 앞바다는 우리의 무엇보다도 정말 귀중한 바다인데 매립하라는 말은 못하겠습니다.’ ‘회장님한테 그만한 보장을 해드리면 되지 않습니까? 한 사람이 땅 50평씩 92명에게 다 줄 생각 있으면 매립을 시작하고

그렇지 않으면 마십시오, 하니까 아무 소리 않고 검은 자가용 타고 그냥 돌아갑디다.

• (내무위 국정감사 회의록에서)

 

요컨대, 강달인 당시 삼도동잠수회장은 원래 계원들을 대신해서 동의서에 날인할 자격이 없기도 했지만, 또한 본래 동의서에 직접 날인한 사실이 없는 것이다.

셋째, 1984. 9. 15이면 매립면허경위 일지에 나와 있듯이 건설부에 의해 매립면적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때였다. 즉, 현재 매립되고 있는 165,000㎡의 공유수면의 면적은 1985. 5. 3에 이르러서야 확정되었으며, 앞서의 동의서가 작성될 당시 건설부가 고시한 매립면적은 아직 74,050㎡였었다. 따라서 당시 매립동의가 적법하게 이루어졌던 것이 사실이라 가정할지라도 그것은 165,000㎡에 대한 것이 아니라, 74,050㎡에 대한 것이었을 뿐이다. 말하자면, 1984. 9. 15의 동의서는 지금 현재의 매립면적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므로 그 동의서가 현재의 매립면허의 근거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넷째, 위 동의서는 사본에도 나왔듯이 동의서 작성 대상자가 그것을 작성할 때는 제주해양개발이었는데, 면허시에는 범양건영외 1인으로 되어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말하자면 계약자 쌍방 중 한 당사자의 주체가 앞서 동의서에서의 주체와 다르다는 것으로, 따라서 현재 매립사업에 대한 동의계약은 다시 체결되어 마땅한 것이다.

대체로 이와 같은 잘못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 동의서는, 매립면허 발부일인 1986. 12. 24 당시에는 법적인 효력을 가질 수 없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합당한 판단일 것이다. 말하자면, 합법적인 매립면허를 얻기 위해서는 산지어촌계원들로부터 다시 동의서를 얻어야 했다는 것이다. 동의서가 실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매립면허가 나오는 시점에서의 동의서가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은 법적인 문제들이 있으며 따라서 그 동의서를 주요한 근거로 나온 면허라면 위법성의 혐의를 면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동의서에 법적인 하자가 있다는사실은 후일 검찰수사를 통해서 얼마든지 입증될 수 있었다.

실제로 매립지구인 탑동공유수면 어업권자들의 동의를 얻는 것은 1987. 6. 19에 이르러서였다.즉, 매립으로 상실하게 되는 어업권에 대한 보상합의가 이 날에서야 비로소 이루어졌던 것이다. 게다가 공유수면에서 인수와 배수를 하는 탑동횟집 주인들과 합의가 이루어진 것은 87. 12. 12로 이미 그 해 7월에 매립공사가 착수된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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