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참골단(肉斬骨斷)
육참골단(肉斬骨斷)
  • 숨비소리
  • 승인 2019.01.27 15: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창범

1960년대 제주의 관광 조수익은 1400여만원대였다. 1996년 1조원대로 급성장한 관광산업은 2007년 2조원을 넘어서고 2017년엔 5조원을 넘어섰다. 관광이 제주의 주요 먹거리산업이 된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매년 늘어나는 관광수지 적자를 고민하는 정부 입장에서도 제주에 공항을 더 지어야 한다는 의지를 꺽지는 않을 것이다. 문제는 입도관광객의 숫자를 더 늘리는 이런 신공항 정책이 제주의 가치를 급속하게 무너뜨린다는 점이다.

오히려 관광의 질을 높여 현 수준에서 조수익을 끌어올릴 방안을 모색하는 정책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한데도 그런 논의를 덮어버버리는 신공항 정책으로 제주사회가 들썩이게 만들어버렸다. 게다가 정부와 도민 사이의 갈등을 조정하고 중재할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도지사는 정부보다 한술 더 뜨고 신공항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품격있고 쾌적한 녹색의 역사•문화•생태도시, 농촌과 도시가 어우러져 살맛나는 제주시, 시민이 행복한 관광이 이루어지고, 누구도 차별받거나 소외되지 않으며 억울한 사람이 생겨나지 않는 제주시를 꿈꿉니다."라며 취임 일성을 던진 제주시장은 '행정대집행'에 참여해 도지사의 '주구'란 소리까지 들어가며 제2공항 반대시위를 탄압했고 집회방해 명목으로 도지사와 함께 고소를 당했다.

현 도지사는 갈등을 조장해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 방식에 매우 익숙한 사람이다. 쓰레기 처리문제, 오폐수, 영리병원, 제2공항 등 그는 끊임없이 갈등을 만들어낸다. 수수방관하는 민주당의 국회의원들도 도맷금으로 욕을 먹고 있다. 올바른 정치인은 갈등을 유발하는 게 아니라 조정하고 해결하는 사람이다. 현시국에 제주의 미래를 결정지을 이 갈등을 풀어줄 정치인 하나 없다는 사실이 눈물겹도록 가슴 아프다.

화순에 들어서려던 해군기지가 강정에 들어섰듯이 국책사업이 포기되는 경우는 없었던 대한민국의 역사를 생각하면 너무 답답하다. 어떤 방법이 환경을 지키고 누구도 차별받거나 소외되지 않으며 억울한 사람이 생겨나지 않는 제주도를 만들 것인가? 어떤 묘책이 있을까?

살을 내어주고 뼈를 취한다는 말이 있다. 내가 도지사라면 간사이공항처럼 현 제주공항 앞바다를 매립하는 방식을 제안하고 싶다. 그 신공항이 활성화되면 기존공항 부지는 제주평화공원으로 만들어 도민들에게 돌려주고 싶다. 수십년 동안 소음피해로 괴로워하던 공항 인근 주민들에게 덜 시끄러운 삶을 가능하게 해주고 성산 제2공항으로 고향을 떠나는 사람들이 없도록 만들겠다. 신공항이 들어선다는 기대감에 부푼 산남 사람들에게는 손해본다는 느낌을 지울 정책도 만들어 내고. 물론 비용 상승과 해양환경의 파괴는 우려되지만 더 나은 묘수가 있을까?

***글의 내용은 숨비소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